haworthia 127

하월시아 - 골드퀸금

하월시아 입문 초기, 인터넷으로 구입한 품종들이 꽤 있었서 조직배양 출신 품종도 구입했었지만, 나중에는 전문 농장 번식묘를 중심으로 식구로 늘렸던 것 같다. 이 녀석을 품을 때가 20년 1월 15일로 기록되어 있다. 어렴풋이, 회사 업무의 스트레스가 극에 다다를 때로 기억되고, 또 커뮤니티상에서 이슈도 겹쳐 보상심리로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던 품종이다. 배송이 조금 늦어서, 아들 녀석이 언제 도착하는지 궁금해했고, 이를 판매점에 개별 문의한 것도 떠오른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던 이 녀석 '골드퀸금'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지만, 소형종임에도 잎장의 무늬는 유전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헌데, 뿌리 무름이 발생하고 성장을 멈추었고, 설상가상으로 신엽에서는 녹이 점점 줄어가는 악조건들이 겹쳐왔다. 한 달 ..

하월시아 콤프토니아 - 퀸마릴린(Queen Marilyn)

함께한 시간은 약 2년 반, 그 사이 어린 티를 털고 준성체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구입 시점을 떠올리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것처럼 한구석에 묵힌 기억 속으로 살포시 빠져들게 되기도 하고, 예전 사진과 비교하면서 지금의 성장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흔히 보이지는 않는 품종이지만, 구입한 농장에는 여럿이 있었고, 매번 구입을 망설이다가 이 날은 농장주에게 구입 의사를 내비쳤고, 단일 묘가 아니라면 분양하겠다고 해서 몇 개체를 더 찾아서 확신시켜주면 끝내 이 녀석을 품었던 것 같다. 유사한 품종으로는 '디마지오', '마릴린' 등이 있지만 그래도 '퀸마릴린' 관상 미가 개인적으로 더 낫다는 판단이다. 유사 개체는 성체가 될수록 무늬가 다소 옅어지는 느낌인 반면, 이 녀석은 유지 발전하는 느낌이기..

하월시아 만상 - 용호(龍虎)

다음 카페에 개인 공간을 만들어, 비공개로 구입시점의 모습과 시기를 기록해왔었다. 구입시점을 빼먹지 않고 기록을 남겼기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지만, 그 외 일상의 모습들이 적재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 때문에, 이곳을 새롭게 열었고, 함께하는 식물들에 대한 단상과 모습을 풀면서, 일방향이지만 작은 소통도 시도하고 있다. 오늘 폰으로 담은 이 녀석은 '용호'라고 명명된 만상이다. 일본 실생가 야마모토 씨의 실생 품이라고 하고, 자무늬가 강렬한 특징을 보이는 품종이다. 구입 시점을 찾으려고 카페글을 뒤졌는데, 이상하게 찾을 수 없었다. 20년 초반에 구입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메모를 누락한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반복해서 빠뜨린 건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교훈도 준다. 탈수..

하월시아 콤프토니아 - 문수(紋寿)

스쳐 지나가던 것들도, 시간이 흐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보던 이의 시선이 달라지게 되면 어느 순간 눈에 확 들어오게 되다. '문수'가 그런 개체였다. 가면무도회, 투탕카멘과 특징이 유사하면서도 나름의 특징을 가진 품종으로 알고는 있었고, 농장 매대에 있을 때도 슬쩍 보고 지나치던 녀석이었다. 헌데, 이 날따라 내 시선을 끌고, 그 자체의 매력과 이후 실생에 있어서 유용함 때문에 식구로 품게 되었다. 첫 분갈이 시, 분(?)에 넘치는 뿌리 발달을 확인했고, 이내 놀라서 바로 한사이즈 더 큰 분으로 입식했고, 분갈이 이후에도 성장세가 눈에 띄게 빨랐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LED가 없는 베란다에 두어서일까, 웃자람이 보여 작년부터 수형 잡기 위해 농장에 근 1년 정도 맡겨 키웠던 녀석이다. 1년이라는 시간 동..

하월시아 만상금 - 페스티발(Festival)

어린이날이다.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령을 기준으로 어린이가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든 점인 것 같다. 언제까지나 어린이로 생각되던 아들, 중학교 입학으로 새내기 청소년이 돼버린 것이다. 훅 커버린 키, 여드름, 그리고 변성기에 따른 초저음 목소리 등등 직관적 변화도 낯설지만, 이전과 다른 말과 행동의 변화는 깜짝깜짝 부모인 나를 놀라게 한다. 허나,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예전보다 살짝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점은 과거 농장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쳐다보던 모습들을 떠올리게 하고, 이런 추억들은 아들을 다시금 어린이로 되돌린다. 아들이 오래도록 기다리고, 매번 농장에서 1순위로 감상하던 만상금인 '페스티발(Festival)'. 코어링으로 나온 자구 중에..

하월시아 피그마에아 - 오쿠보 이면금

모든 것이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함께하는 식물들 중에서도 오래도록 큰 변화 없는 것들도 있고, 반대로 단기간에 몰라볼 정도로 달라지는 녀석도 있기 마련이다. 이 녀석이 식구가 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인, 2020년 4월 15일이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면, 주말에 농장을 방문하면서 아들과 나는 보물 찾기를 했던 것 같다.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품종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각자 아래쪽 선반에 있는 식물들을 살피려고 오래도록 쪼그려 앉아 있기도 했고, 또 이곳저곳 발걸음을 재촉해 가며 구석구석을 누볐었던 것 같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 2단 진열대의 아래쪽 한 구석, 그것도 눈에 띄지 않는 깊은 곳에 살짝 눈길이 가는 이 녀석을 발견했었다. 이름표에는 '오쿠보 피그마에아 이면금'으로 기재된 ..

하월시아 스플렌덴스 - 야상의숲(Night Forest)

식구로 맞이 했던 날짜가 21년 1월 31일이니, 어느덧 약 1년 3개월이 지났다.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날도 아들과 함께 농장을 방문했고, 그러던 중에 한켠에 번식을 위해 화분에 놓인 잎꽂이 중에서 마른 잎장 끝으로 살구빛 얼굴을 빼꼼히 내민 녀석을 발견 했던 기억이다. 아들 녀석을 불러서 어떠냐고 물었고, 눈이 커지면서 호반이라고 좋다고 했다. 꼬맹이 소묘였고 또 흔하지 않은 품종이라 농장주께서 우리에게 내어 주실까 살짝 걱정은 했었지만, 호쾌한 농장주는 어떻게 찾았냐며 환한 미소와 함께 흔쾌히 분양해주셨다. 아무래도 농장주께서 아들 녀석을 좋아하고, 아들녀석이 이 아이를 좋아하니 그리 내어 주신 것 같다. 아들녀석은 어릴 적부터 하월시아를 좋아했고, 농장에 방문할 때마다 이것저것 귀찮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