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로 맞이 했던 날짜가 21년 1월 31일이니, 어느덧 약 1년 3개월이 지났다.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날도 아들과 함께 농장을 방문했고, 그러던 중에 한켠에 번식을 위해 화분에 놓인 잎꽂이 중에서 마른 잎장 끝으로 살구빛 얼굴을 빼꼼히 내민 녀석을 발견 했던 기억이다. 아들 녀석을 불러서 어떠냐고 물었고, 눈이 커지면서 호반이라고 좋다고 했다.
꼬맹이 소묘였고 또 흔하지 않은 품종이라 농장주께서 우리에게 내어 주실까 살짝 걱정은 했었지만, 호쾌한 농장주는 어떻게 찾았냐며 환한 미소와 함께 흔쾌히 분양해주셨다. 아무래도 농장주께서 아들 녀석을 좋아하고, 아들녀석이 이 아이를 좋아하니 그리 내어 주신 것 같다.
아들녀석은 어릴 적부터 하월시아를 좋아했고, 농장에 방문할 때마다 이것저것 귀찮을 정도로 농장주를 불러 세우며 연신 질문을 하곤 했었다. 귀찮을 법도 한데 손주 같아서 항상 잘 대해 주시고, 그 덕에 지금 이 아이도 곁에 함께 할 수 있는 듯하다.
농장에서는 '흑희금'으로 구분했지만, 이후 온라인 상의 글과 사진으로 볼 때는 '야상의숲'이 맞는 것 같아서, 나중에 어찌 될지 몰라도 우선은 '야상의숲', 그리고 영어명으로는 'Night Forest'로 남겨 보려고 한다.
선명하게 뒤창마다 붗칠한 듯 녹이 있고, 그 외는 살구빛 금으로 치장한 녀석이고, 이면의 녹때문에 위에서 본 창과 색상과 무늬가 더욱 빛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스프링복스와 스플렌덴스 조합이었지 않을까도 추정하고, 어찌 되었든 공간을 환하게 밝히는 귀엽고 화려한 녀석이다.
이제 늦가을이면 완전한 로젯을 형성해서 브로치와 같은 느낌을 더 줄 수 있길 기대하면서 지난달 모습을 남겨 본다.
[ 22년 4월 23일 ]
[ 21년 1월 31일 ]
#하월시아 #haworthia #반려식물 #식집사 #야상의숲 #Night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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