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월시아 키우기에 있어서 '여름'이라는 계절은 그리 녹록지 않다. 최저기온이 25를 넘어서고, 낮동안은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 그리고 70% 이상의 다습한 환경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세력이 약해지면서 병해에 취약한 것이 제일 위험한 점이고, 그 외 성장을 멈추면서 기존 뿌리가 상하고 잎이 수축하는 탈수 현상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7월의 마지막날, 15일이상 관수를 하지 않았던 하월시아들에서 관수를 단행했다. 금주에 최고점을 찍는 고온이 예보되어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고민 끝에 진행했다. 요 며칠 물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한낮에는 차광을 하면서 살피려고 한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 저녁 관수를 했던, 만상 모습을 출근 전에 담아봤다. 봄에 분갈이를 해서 활착이 더디다가 초여름부터 세력을 다시 찾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신엽 두 개를 한꺼번에 밀어 올리고 있다. 신엽이 나온다는 것은 곧 새 뿌리가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렇게 신엽을 밀어 올리는 녀석에게 단수를 하게 되면 신엽 발달이 멈춤과 동시에 흙속 새 뿌리도 약해지게 되며, 이는 선선해지는 가을까지 영향을 준다. 물론 초반에 제대로 발근 되지 않았던 뿌리는 1~2년 동안 그 상태에서 잔뿌리만 겨우 내리게 된다. 그래서, 관수 주기를 늦추더라도 단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단엽, 무늬, 창의 크기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거의 없는 만상 중 하나가 '무장'이다. 허나 같은 이름을 부여한 다른 개체가 일본에 퍼졌고 이를 동급으로 여기는 오류가 있는 품종이다. 허나 앞선 글에서도 메모했듯이 두 개체는 대부분의 형질에서 아예 다른 특징을 보이니, 이는 한국의 취미가들이 잘 살펴야 할 것 같다.
분갈이 이후 탈수를 극복하고 살이 찌우는 중에 여름을 맞이했지만, 지금처럼 세력을 잃지 않고, 한두 달 후면 새로 밀어 올리는 신엽과 함께 한층 준성체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한다.
[ 2023년 8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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