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월시아를 키우는 이유는 허브처럼 향을 맡는 용도가 더해지지 않는 한, 눈으로 바라보는 "관상(觀賞)"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식물 하면 "꽃"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지만 "하월시아"의 경우는 꽃의 크기와 색이 다양하지 않고 다소 평범해서 거의 잎의 색상, 무늬, 도트(입체감), 그리고 잎들이 어우러진 전체적인 수형이 관상미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관상용 식물들처럼 성장하면서 고유의 관상미를 뽐내는 것이 하월시아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 관상미를 저해하는 두 가지가 바로 잎장의 상처와 수형의 일그러짐이 아닐까 싶고, 여기서는 짧게 잎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를 메모해 본다.
[ 잎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 ]
1. 잎장터짐
계절 등의 환경, 또는 하월시아의 발육 속도가 급변할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는 한두 개의 잎장에서 나타나지만 일부 만상의 경우는 강하진 않지만 잎장 전체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상식적으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잎장 내부와 겉을 둘러싼 표피층의 성장속도 차이로 생각된다. 특히 표피 층이 얇은 녀석들에서 자주 발생하고, 쉽게 표현하자면 잎장 내부의 높아진 압력을 둘러싼 외피가 견디지 못해서 발생한 균열(crack)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예로는 급격히 살이 찌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임산부의 신체에서 발생하는 "튼살"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예방법은 외피를 내부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두껍게 하는 것인데, 이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개체마다 가진 고유의 형질이라 취미가의 관리 영역은 아니다. 그럼 남은 것은 내부 압력을 일정하게 올리는 것인데 이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우선, 계절적 환경 변화 측면에서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서 보통의 경우 봄과 늦가을에 성장 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미가의 관리 영역은 키우는 환경에서의 공중 습도나 관수주기, 온도, 광량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법이라고 생각된다.
2. 화상과 동해
강한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화상을 입거나, 겨울철 냉기로 인해 동해를 입은 경우에도 그 흔적이 상처로 남게 된다. 하월시아를 "반음지"식물로 규정하기도 하는데, 정확히는 직사광선이 없는 밝은 곳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흔히 하는 실수가 창가에 방충망에 붙여서 일광욕을 시키는 경우이고, 창을 통과하지 않을 경우 오후에 비치는 햇살은 굉장히 강해서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하고, 동해의 경우는 기온이 급감하는 겨울철에는 냉기가 흐르는 창가 쪽에 식물을 두지 않는 방법, 그리고 관수는 아침시간에 하고 잎장 사이에 남은 물기를 불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적은 경우로는 한 겨울이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차가운 지하수를 바로 관수할 경우도 냉해가 있다고 하니 이점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3. 병해와 충해
세균성 병변이나, 해충에 의한 시달림은 당연히 잎장과 줄기에 큰 상처를 낸다. 병충해에 대한 여러 관리법이 있지만, 충해의 경우는 독성이 낮은 과립형 토양살충제를 배합토에 섞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고, 배합토에 섞지 못했을 경우는 배합토 위나 화장토에 미량을 뿌리는 것을 추천하곤 한다.
세균성 병을 막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살균제를 살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특히 장마철부터 초가을까지는 세균/바이러스의 번식이 왕성하기에 반드시 상부관수(샤워기나 물조기개로 물을 주는 방식)의 경우, 잎장사이에 고인 물은 블로어로 모두 불어서 없애는 것을 추천한다.
4. 외부 물질 또는 충격
부지불식간에 특정 액체가 잎장에 떨어지거나, 주변에 있는 하월시아 꽃대가 시들면서 꽃 안에 담겨있던 꿀(벌 유인용)이 잎장으로 떨어진 후 방치될 경우에도 둥근형태의 상처가 생기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꿀물이 맺힌 꽃망울만을 제거해 주는 것도 방법이고, 혹시 떨어졌을 경우에는 상부 관수나 분무를 통해 제거해 주면 될 것 같다.
외부 충격으로 멍이 든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잎장끼리 부딪힘도 있지만, 화분을 꺼내고 넣는 과정에서 화분이 잎장을 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한 경우는 바로 찍힘이나 기타 상처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정도로 드러나지만, 약한 경우라도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상처가 속에서부터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항상 화분을 꺼내고 놓을 때는 조심 또 조심이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마른 꽃대 제거 시 상처
자연 속에서는 꽃이 지고 나면, 남은 꽃대는 서서히 말라가면 끝내는 부스러기처럼 변하게 될 것인데, 아무래도 그 과정이 오래 걸리고 관상미를 저해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르게 되면 "톡"하고 뽑아내곤 한다. 그렇게 뽑아낼 때 생장점 깊숙이 있는 어리고 약한 속잎장에 스크레치가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 어린잎들이 고개를 들면 그때의 스크레치가 점점 깊어지면서 오랜 상처로 남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완전히 말라서 부스러기 직전까지 제거를 안 하는 것이지만, 이는 마치 여드름과 비슷해서 자꾸 손이 가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살짝 건드리면 소리 없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은 본인부터 시작해서 모든 취미가들이 가져야 할 어려운(?) 과제이다. 그리고, 꽃대를 뽑은 직후 관수할 경우는 더욱더 블로어로 물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이는 뽑아진 곳에 물이 계속 고이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뽑은 곳을 통해 침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 잎장의 돌기
개체에 따라서는 어린 속잎이 밀고 나오면서 기존에 자란 거친 잎장으로 인해 자연스레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섬모나 돌기가 발달한 품종에서 종종 보이는데, 이는 취미가의 관리 영역은 아니니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앞서 하월시아를 키우는 주된 목적이 "관상(觀賞)"이기에 상처 없이 키우는 것을 취미가의 목표로 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사 상처가 생긴 하월시아라도 진정 "반려식물"이라 생각한다면 이를 보듬어 안고 더 깊은 애정을 주면서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관상(觀賞)"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더불어 삶과 마찬가지로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이 되기에 행복한 추억을 차곡차곡 쌓으면 덮는 것인 것처럼, 하월시아에 생긴 상처는 느리지만 더 나은 맑고, 깨끗하고 건강한 잎들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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