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월시아(haworthia)라는 식물이 보여 주는 매력에 살포시 빠지기 시작할 무렵, 서리가 내린 듯한 섬모가 특징인 '피그마에아'에 잠시 집착했었다. 이 녀석 '마일드 스노우(Mild Snow)'도 그때 품었던 하월시아 개체이다.
약 3년 전 피그마에아 품종들을 구석구석 찾기 시작했고, 그중에 내 시선을 머물게 한 개체인데, 판매 가격도 생각보다는 놉지 않아 구입했던 기억이다. 구입 당시에는 자세히 못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몇 개 잎장에 금 변이가 확연하게 보였었다.
농장에도 금품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금 변이가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어서 더욱더 애정을 주면서 키워왔던 녀석이다. 애정이 과하면 탈이 나는 것일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녀석은 여러 가지 유난을 떨었다. 자라다가 뿌리가 물러서 다시 심고, 그 이후 뿌리 안착에도 시간이 꽤 걸렸고, 잘 자라는가 싶더니 병이 생겨서 반토막 났고, 이대로는 죽을 것 같아서 신엽 쪽이라도 살려 보려고 어쩔 수 없이 코어링을 진행했었다.
결국, 마지막 선택은 잘했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코어링 한 신엽은 자리 잡아서 아래와 같이 중묘로 달려가고 있고, 모주는 결국 죽었지만, 코어링 했던 곳에서 후손 몇 아이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모주 코어링 자구에서 금이 잘 나왔으면 더 좋겠지만, 실금 하나 정도와 무지로도 만족한다.
앞으로 금 변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상상하면서, 지속적으로 과한(?) 애정을 줄까 생각한다. ^^
[ 2022. 6. 1 ]
모주가 남긴 마지막 식구 4형제 모습이다.
[ 2019. 4. 14 - 구입 시점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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